덴마크어 발음 강의 _ 덴마크어 철자 'e'를 '에'로 읽지 마세요. _ 2016년 10월 18일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시지요?
제 글의 올드한 문체를 보면 느껴지시겠지만 저 사실 나이가 아주 어리지는 않아요.
반말 쓰는 나라에 살면서 갑자기 나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짜잔...
아래에 등장할 찬란한 발음 공식 때문이에요.
저는 어릴 적 영어를 배울 때
고매하신 영어 선생님들로부터
AFKN을 자주 시청하라는 말과 함께
다음과 같은 영어 발음 규칙(?)을 배웠어요.
아 에 이 오 우
a e i o u
"a e i o u"라 쓰고 "아 에 이 오 우"라 읽는다.
설마 요즘도 영어 발음 입문을 이렇게 하는 학교가 있지는 않겠지요?
이 영어 발음 규칙을 익힌다는 것이
듣기나 말하기 시험 없이
읽고 이해하기, 작문 등만 있는 경우는
그럴저럭 몇 합 버틸 수 있는 공부 방법이긴 합니다.
왜냐?
기억법으로 사용될 수 있거든요.
사실
제2 언어인 외국어 철자(알파벳)를
아무런 모국어 발음(한글)의 도움 없이
글자 모양만으로 외운다는 것은
엄청난 공간 감각을 요구하며
뇌를 혹사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한국인 외국어 학습자 선배들 중
시험을 잘 치고 싶거나
실제로 스펠링을 외워서 써먹고 싶었던 사람들이
뇌의 혹사를 막으며
영어 단어를 기억하기 위해
"아 에 이 오 우"를
"a e i o u"에
대응시켜 사용했던 것으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아 에 이 오 우"에
"a e i o u"를 대응시켰던 것은
사실
일종의 기억법이었던 것입니다.
진정한 발음규칙이 아니라!
근데
당시
영어선생님들께서
영어 발음이 진짜로 이렇게 난다고 가르쳐 주시는 바람에
나중에 세월이 지나
영어 사전을 찾으면 각 영어단어마다 발음기호가 있고
발음기호를 읽는 방법을 따로 익혀야 하고
그렇게 읽었을 때 내가 내는 소리는
이전에 "아 에 이 오 우" 발음법으로 내는 소리와는
자못 다른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기 까지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영어 발음기호를 나름 익히고 만들어낸 소리도
실제 영어 원어민이 내는 소리와는 많이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만
그 주제까지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왜 오늘 이렇게 서론이 길까요?
오늘 발음 강의에서는
한국인들이
덴마크어 "휘거_ Hygge"를
왜 "휘게"로 읽게 되었을까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휘거 _ Hygge"의 "ge"를 "게"로 읽었을 때의 마음편함은 어디서 기원했을까요?
그것은 우리 부모세대로 부터 내려온
저 기억법에 가까운 발음 규칙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래에 진하게 보이시지요?
아 에 이 오 우
a e i o u
이 기억법 때문입니다.
한국 언론에 덴마크 총리 성이 표기되는 것을 보면
"Rasmusen"이라 쓰고
"라스무센"이라고 읽습니다.
이도 덴마크어를 한국어 영어 발음 기억법으로 읽은 것에 해당합니다.
r _ ㄹ
a _ 아
s _ ㅅ
m _ ㅁ
u _ 우
s _ ㅅ
e _ 에
n _ ㄴ
뭐 이런식으로 철자를 분해하고 대응시킬 수 있겠네요.
여기서도 관찰되는 것은
덴마크 총리의 성 가운데 "sen"을 "센"으로 읽는다는 것.
즉 덴마크 철자 "e"를 한글 "에"로 치환하는 현상인 것이지요.
제가 굳이 총리의 성을 한글로 바꾸자면
"가스무슨"으로 쓰고 싶습니다.
r _ ㄱ
a _ 아
s _ ㅅ
m _ ㅁ
u _ 우
s _ ㅅ
e _ 으
n _ ㄴ
' r '을 'ㄱ'으로 발음 하고
(사실 덴마크식 'r'발음은 한글 'ㄱ' 발음이 아니지만 'ㄱ'말고는 덴마크 자음 'r'을 표기할 수 없습니다.
덴마크어 발음 'r'은 우리 한국어의 음원 밖에 있습니다.)
( 제가 이전에 덴마크어 발음기를 소개해드렸지요? 그것으로 들어보세요.)
e'를 '으'로 짧게 발음해야 덴마크 현지 발음에 가깝습니다.
("슨"에 들어있는 모음 "으"를 아주 빛과 같은 속도로 짧게 발음할 때 덴마크 현지의 sen 발음에에 가깝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가는 듯 하니까
이제 정리 모드로 가겠습니다.
알파벳 "e"를 보면 일단 "에"를 떠올리게 만들었던
과거 한국 영어 암기법 교육이
바로
모 출판사의 신간 서적 또는 다른 한국인의 글에서
덴마크인의 행복 비밀 "휘거 _ hygge"가
"휘거"가 아니라 "휘게"로 읽히게 된
역사적 배경이라는 점을
오늘
주장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만!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이하이(hej h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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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글을 쓰고 보니 글에 구멍이 보이네요.
구멍을 메우기 위해 몇글자만 더 적습니다.
혹시 "휘거_ hygge"를 "휘그"라고 읽으면 안되나요라는 분이 있을까봐
질문이 나오기 전에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덴마크어 철자 e는 한글 발음으로 바꾸어 적을 때
"이", "어", "으" 또는 무음 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덴마크어
"휘거_ hygge"에서 처럼 -e가 단어의 맨 끝에 오게되면 "어"로 짧게 발음되구요
"가스무슨 _ Rasmusen"에서 처럼 두 자음의 사이에 오면 "으"로 짧게 발음됩니다.
사실 덴마크사람들은 e를 발음하지 않지만, 한국분들을 위해서 짧은 "으"라고 설명드리는 것입니다.
영어나 덴마크어의 발음이 한국어와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자음이 단독으로 발음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게 무슨소리냐?
여러분 영어 시간에 s와 z발음 내는 법 배우셨지요?
그 때 어떻게 하셨습니까?
굳이 한국어로 쓰자면
"스스스스스~~~", "즈즈즈즈즈~"
이렇게 훈련하지 않으셨나요?
여기에 쓰인 모음 "으" 보이십니까?
영어나 덴마크어권 사람들은
자음을 단독으로 발음할 때
한국어로 치면 자음 뒤에 짧게 모음 "으"를 넣어서 발음하고선
자기들은 자음만 발음했다고 합니다.
자음의 정의가 한국어와 영어(또는 덴마크어)에서 다르다는 사실.
이것이 덴마크어 또는 영어 발음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그러므로
가스무슨 _ Rasmusen에서
"s"와 "n"은 가운데 있는 모음 e의 도움 없이도 발음이 된는 철자라는 점!
이것이 완전 정말 중요한 대목입니다.
여러분 "ㅅ" 발음해 보세요.
"시옷"이라고 철자의 이름을 말할 수는 있어도
모음이 붙기 전까지는 여러분은 "ㅅ"을 발음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ㄴ"을 발음해세요.
여러분은 "니은"이라고 철자의 이름을 말할 수는 있으나,
"ㄴ"을 단독으로 발음할 수 없습니다.
한글은 모음 없이 자음 만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는 언어로 약속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s" 발음해 보세요.
"스",
여러분!
"n" 발음해 보세요.
"느"
(다만 "스"와 "느"의 다만 "으" 발음은 아주 짧게, 빛과 같은 빠르기로 하는 것입니다.)
봐요! 아시겠지요?
한글은 모음이 없는 자음을 단독으로 발음할 수 없지만,
영어와 덴마크어는 모음이 없는 자음을 단독으로 발음할 수 있어요.
왜냐?
영어와 덴마크어의 자음에는
한국어 기준으로 말하면 빛과 같은 짧은 길이의 "으"발음이 섞여 있기 때문이에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어의 자음은 한국어 입장에서 말한다면
"자음+짧은 모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어 자음과 영어(덴마크)어 자음의 차이...
이렇게 설명들으면 쉽게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것을 이해하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이것을 알고 나서는 뛸 뜻이 기뻤습니다.
결국 한국어 교사 자격증 시험까지 보고 나서야
이 단순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거든요.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나요?
영어(덴마크어)와 한국어에 있어서 자음의 개념이 같지 않다.
자! 정리합니다.
그러므로
가스무슨_ Rasmusen의 ' e' 는
(앞 뒤 자음 s와 n이 단독으로 발음 나는 것이니까)
덴마크 사람 입장에서는 발음이 안난다고 하면 받아들이기 쉽고,
한국 사람 입장에서는
(s와 n을 단독으로는 발음이 안나는 'ㅅ'과 'ㄴ'으로 발음 인식을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짧게 "으" 발음 난다고 발음 설명을 하는 것이 받아들이기 쉽겠지요.
그래서 제가
가스무슨_ Rasmusen의 'e'를
짧게 "으"로 발음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저도 이 설명 시작하면서
제가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하게 될 지 몰랐습니다.
제 설명 듣기 힘드시면
제가 소개한 발음기 틀어 보거나
제가 소개한 덴덴사전에서 음원 찾아서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오늘 꼭 하나 건지시길 당부드리는 것은,
영어(덴마크어)와 한글의 자음 개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국어인 한글로
영어, 덴마크어 등을 표기하고자 한다면,
이 개념을 꼭 알고 계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은 정말 이만입니다.
하이하이(hej h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