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덴마크어 TV 뉴스 보는 방법 강의] 덴마크 TV 뉴스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덴마크연구소장 2016. 10. 16. 17:06



자!

여러분!

오늘은 TV로 방송되는 덴마크어 뉴스를 보는 방법을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6시부터 시작되는 덴마크 TV2 채널에서 뉴스를 시청합니다.


(위의 화면은 저희집 TV에 덴마크 TV2 채널의 아침 뉴스가 나오는 것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현재 보이는 사진에서는 '덴마크내 인터넷 사기 건수가 4배 증가했다는' 자막을 아래로 깔고 

뉴스 진행자가 빠른 속도로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뉴스가 끝나면 날씨 방송과 광고로 이어지고 

6시30분에는 방금 전 방송했던 뉴스를 요약해서 한 10분 정도 또 뉴스를 방송해주고 

그 다음에는 "좋은 아침 덴마크(God morgen Danmark)"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집니다.

6시 50분 정도 되면 "좋은 아침 덴마크"에서 요리 방송이 나옵니다.

나름 요리 방송을 재미있어 하니까 그것까지 볼 때도 있습니다.


요즈음 알아듣는 말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 사람들은 왜 이리 말을 빠르게 할까요?

그리고 모르는 단어들은 왜 이리도 많을까요?


많은 말이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듣기 능력 향상을 위해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 이 시도 저 시도 해보다가

덴마크어 방송 그중 특히 뉴스를 규칙적으로 시청하기 시작했던 1년 전보다는 

지금 덴마크어 방송 내용이 조금 더 잘 들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매일 동일한 시간에 진행되는 덴마크 뉴스 1년쯤 들으니 듣기 능력이 향상되더라."라는

그런 상투적인 말이 아닙니다.


저는 오늘

덴마크어 뉴스 뿐 아니라

어떤 외국어 뉴스라도 시청할 수 있는 심리학적(?) 방법을 여러분께 가르쳐 드리려 하는 것입니다.


자!

쉽게 갑시다.

저는 이러한 방법으로 들리지 않는 덴마크 뉴스를 매일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1년전 덴마크어 뉴스 시청이 힘들어

마음이 심란하던 차에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뉴스 진행자들이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말을 멈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무리 엄청난 속도로 말을 하는 뉴스 아나운서들도

말을 하는 가운데 쉬어야 합니다.

(참고로, 뭐 응용언어학자들이 실험할 때는 0.25초 정도 이상 말을 멈춘 것을 

발화를 멈춘 것으로 보고 한 번 내뱉을 때 발화되는 음절의 갯수 등을 측정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들은 말하는 중간 중간 쉽니다.

가수들이 노래하다가 숨을 꼭 들이쉬는 것과 같은 원리로요.


저는 

뉴스진행자들이 내뱉는 수많은 단어의 늪에서 

내가 아는 단어가 나오는지 안나오는지에 관전 포인트를 두고 뉴스를 보려고 시도하다가

좌절과 지루함을 느끼던 중


어느날부터 

뉴스 진행자들이 언제 숨쉬는지 언제 잠깐 멈추는지에 주된 관전포인트를 두고

TV 뉴스를 시청는 것으로

시청방법을 바꾸어 버렸습니다.


이전에 제가 뉴스를 시청할 때는 

저의 의식을

뉴스 진행자들이 던진 단어나 들리지 않고 지나간 단어

이해 되지 않는 문장의 문장구조 등을 추리하는 데 사용했다면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내가 덴마크어를 모른다, 내가 저 문장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제 모든 의식을 사회자가 언제 숨쉬나 하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리함으로써

저 들리지 않는 뉴스를 듣고 있는 상황이 주는 스트레스와

TV를 당장 꺼버리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

25분가량의 덴마크 뉴스를 끝까지 시청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외국인 TV 아나운서의 빠른 말속도에 놀라면서 

내가 저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사실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외국어 뉴스를 

뉴스 시작부터 끝까지 시청하고 앉아있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 됩니다.


우리는 뉴스 진행자와 우리가 함께 가지는 인간적인 공통점에 먼저 주목해야합니다.

저들도 우리처럼 살아야 하기 때문에

말하다가 숨쉬기 위해 말을 잠깐 멈춘다는 점.

그 점이 바로 제가 주목한 점입니다.


우리가 외국어 뉴스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저 사람도 살려고 숨을 쉬는 구나, 

저 사람이 살려고 쉬었다 말하는 구나

하는 것을 파악하는 센스만 있으면 됩니다.


이러한 센스를 기반으로 우리는 외국어 뉴스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뉴스 진행자의 빠른 외국어 발음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세요.

외국어 독해는 그냥 내 무의식에 맡겨두시라는 말이에요.

당신은 그냥 뉴스 진행자의 숨쉬기에만 집중하세요.

이거 뭐 기공도 하니고..하하!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께요.

뉴스를 보는 동안 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써 드리면 

제가 드리려는 말씀이 조금 더 선명해 질 것입니다.


저는 뉴스를 보면서 제 의식을 이용해서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뉴스 시작한다.........진행자 숨쉰다.......멈춘다........웃네.......숨을 좀 크게 쉬네...........초대 손님 나왔다.......말 한다.... 숨쉰다. 말한다.....말멈춘다.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멈춘다.....숨쉰다..........또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이 뉴스는 사진만 봐도 알겠네......아니 저런 썩을 놈이!.........숨쉰다.......멈춘다.......날씨다...기상캐스터 잘생겼네.....숨쉰다.....비온단다.....에이!.....내일도 비온다........아이!..........숨쉰다.......뉴스 끝났다'


자신의 의식을 이 정도의 형이하학적인 레벨에서 놀게 할 능력만 있으시다면

여러분은 어떤 외국어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가지신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덴마크 TV 뉴스 시청법 강의를 다시 한번 정리합니다.


일단 먼저

여러분이 덴마크 뉴스를 매일 시청하고 이해하실 자질을 가지고 계시다는 것에 동의하세요.


그리고 다음으로

여러분의 의식은 뉴스 진행자의 호흡과 말멈춤에만 집중하세요.

그것이 무슨 말이 되었든 그들의 미친듯이 빠른 발음과 낯선 억양은 여러분의 무의식이 처리하도록 내버려 두세요.

첫 방송에서 이해 되면 좋고 아니면 재방송에서 이해되면 되고.

아니면 이해 안된 채로 내버려 두면 되요.

왜냐?

어차피 세상에 직접 보고도 이해안되는 일이 많지 않나요?


이상 

오늘 제가 가진 덴마크 TV 뉴스 시청 기술 다 까드렸습니다.


덴마크어 배우기 시작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어도

아나운서의 호흡과 순간적인 발음의 중단에만 내 의식을 집중할 수 있으면

여러분은 덴마크 뉴스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거 정말 기가막힌 방법 아닙니까?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는 것인데

여러분의 무의식이 가진 힘을 믿으세요.


살다보면

나의 의식이 흘려보내버린 무엇인가를

내 무의식이 잡아서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인가 이해되지는 않아도 

보고 있는 것이 안보는 것보다는 낫고

모르는 가운데 무엇인가 건지는 것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덴마크 TV뉴스 시청 입문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하아하이(hej hej)